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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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이형식 역, 펭귄클래식, 2013(전자책)책 2019. 7. 2. 20:23
”그의 책이 바야흐로 우리를 뒤흔들 상태 속으로 던져 넣으면, 그 순간 우리의 내면에서는, 실제 삶에서라면 단지 그 몇몇을 경험하는데만도 여러 해가 걸릴 뿐만 아니라, 가장 강렬한 것들은 그 일어나는 속도가 너무 느려 우리가 인지할 수 없는지라 아예 우리에게 영영 노정되지조자 않는, 온갖 개연적인 행복과 불행들이 꾸역꾸역 터져나온다(우리의 삶에서는 우리의 심정이 그렇게 부지불식간에 변하며, 그것이 가장 고통스러운 슬픔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슬픔을 오직 독서를 하면서만, 상상을 통해서 알게된다. 실제의 삶에서는, 우리의 심정이, 특정 자연현상들이 발생하듯 상당히 느리게 변하여, 우리가 그 서로 다른 상태들 각개를 연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반면, 그 변화의 느낌 자체는 우리들을 비켜 지나간다).”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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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남자 시코쿠> 황병승책 2014. 8. 14. 17:06
커밍아웃 나의 진짜는 뒤통순가 봐요 당신은 나의 뒤에서 보다 진실해지죠 당신을 더 많이 알고 싶은 나는 얼굴을 맨바닥에 갈아버리고 뒤로 걸을까 봐요 나의 또 다른 진짜는 항문이에요 그러나 당신은 나의 항문이 도무지 혐오스럽고 당신을 더 많이 알고 싶은 나는 입술을 뜯어버리고 아껴줘요, 하며 뻐끔뻐끔 항문으로 말할까 봐요 부끄러워요 저처럼 부끄러운 동물을 호주머니 속에 서랍 깊숙이 당신도 잔뜩 가지고 있지요 부끄러운 게 싫어서 부끄러울 때마다 당신은 엽서를 썼다 지웠다 손목을 끊었다 붙였다 백 년 전에 죽은 할아버지도 됐다가 고모할머니도 됐다가...... 부끄러워요? 악수해요 당신의 손은 당신이 찢어버린 첫 페이지 속에 있어요 보석같은 시를 발견했다 뿌리깊은....존재의 수치심 감성이 강렬하게 와 닿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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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키즈> 패티 스미스책 2014. 8. 13. 18:15
"오, 저 커플을 찍어요. 예술가들인가봐요. 찍어요." 웃고 있는 남편에게 부인이 말했다. "그냥 가자고." 남편이 으쓱했다. "그냥 애들이야 They're just kids." p.66 우울하고 저조한 시기를 지나고 있을 때 나는 예술을 창조하는 목적이 무엇일까 고민에 빠졌더랬다. 누구를 위한 걸까? 신을 모방하는 것에 불과한 일일까? 아니면 우리 자신과 소통하는 행위일까? 그래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려는 바는 무엇일까?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나 뉴욕현대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같은 예술의 위대한 감옥 안에 우리의 작품을 가두는 행위인 걸까? p. 90-91 '우리에겐 지금 겪고 있는 이 모든 일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가 사랑이라고 여겼던 감정을 재정의하고, 그래서 어떻게 할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